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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3.31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기업가,
조석래 회장님을 추모하며


느닷없이 들려온 애통한 소식에 우리 경제계는 슬픔을 주체할 길이 없습니다. 언제나 재계의 큰 어른으로 남아 한국 경제를 지켜 주실 것만 같았습니다. 지금처럼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조석래 회장님같이 훌륭한 리더를 잃은 것은 경제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회장님께서는 우리나라 경제계에서 선구자와도 같은 분이셨습니다. 섬유산업과 첨단소재 분야에서 보여주신 회장님의 집념과 열정, 그리고 혜안은 우리나라가 오늘날 글로벌 넘버원 산업 경쟁력을 갖추는 초석을 놓았습니다.

화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으로 회장님께서는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력에 있다”고 항상 강조하셨습니다. 1971년 생산 공장 하나 변변치 않아 다들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기술연구소를 설립한 일은 기업가정신의 모본(模本)이 되며, 기술입사(技術立社)를 넘어 기술입국(技術立國)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1990년대 초 국내 최초의 독자기술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까지도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중국기업들이 낮은 인건비를 앞세워 급성장하는 가운데서도 회장님께서는 고품질의 제품,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기술력 확보를 강조하시며 오히려 투자를 늘려 현재의 결실을 일궈내셨습니다. 중공업 부문 역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체 개발한 중전기기를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앞날을 먼저 내다보시고 앞서 가신 회장님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회장님께서는 글로벌 경제 질서의 흐름을 읽는 데 남다른 통찰력을 보여 주셨습니다.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한일경제협회장 등을 맡아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민간 분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미 FTA 체결, 한일관계 개선 등 국가적 협력 과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민간 외교관으로서 경제외교에 헌신하시며 경제대국의 기반을 마련하셨습니다. 1990년대 전 세계가 보호주의 무역 기조를 강화하기 시작한 당시 상황을 한발 앞서 내다본 회장님께서는 “무역으로 외화 수입을 거두는 한국경제는 한미 FTA라는 무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하시고, 양국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풀어내는데 앞장서시며 난항에 빠진 한미 FTA가 원만히 체결되도록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회장님은 국제사회 속 한국의 역할에 대해 진정한 비전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최근처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장사꾼은 돈을 벌고, 기업가는 시대를 번다’는 말이 있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기업가이자 통찰력 있는 리더셨습니다. 회장님께서 세상에 남겨 놓으신 족적이 큰 만큼 앞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힘든 시기마다 저희들은 경영 선구자 ‘조석래’, 민간 외교관 ‘조석래’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회장님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저희 후배 경제인들은 더 멀리 볼 수 있었습니다.

“안 되는 이유 백 가지보다, 되는 이유 한 가지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던 회장님의 뚝심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 있는 현 시대 기업가들에게 더욱 필요한 덕목일지 모르겠습니다. 회장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와 가르침을 계승하여 대한민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진력을 다하겠습니다. 그것이 후대를 살아가는 저희 경제인들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편히 쉬시기를 바랍니다.

2024. 3. 31.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최태원

부천상공회의소

(우)14611 경기도 부천시 장말로 289 (심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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